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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사랑, 후회 없이 사는 법 - 어바웃타임에서 배운다

by Hare. 2025. 6. 17.

영화 어바웃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내는 장면들이 사실은 얼마나 귀중한지,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이 작품은 과거의 어떤 장면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부드럽고도 깊은 통찰을 주는 이 영화는, 마음을 조용히 울리는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 <어바웃타임> 포스터

 

사랑이란 무엇인가, 시간을 통해 깨닫는 감정

영화 어바웃타임은 단순한 연애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지나쳐버리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또 어떻게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팀은 시간여행이라는 초현실적인 능력을 가진 평범한 청년입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수정할 수 있지만, 그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이득 추구’가 아닌, 감정의 흐름을 따르는 선택입니다. 그는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메리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시간을 몇 번이고 되돌리며 최선의 상황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반복 자체보다 결국 ‘현재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팀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메리와의 사소한 대화, 어색한 첫 만남, 소소한 실수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사랑이란 완벽한 타이밍이나 조건이 아니라, 부족함을 함께 품을 줄 아는 용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따뜻한 시선은, 진짜 사랑은 시간을 거슬러 억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팀은 메리와 함께한 하루하루가 점점 더 소중해짐을 느끼고, 결국 과거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순간을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진심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영화는 거창한 고백이나 이벤트보다는,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 속에서 피어나는 진짜 사랑의 형태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어쩌면 진정한 사랑은 반복과 연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마주하고 포용하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바웃타임은 바로 그 조용하고 따뜻한 사랑을 말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후회 없는 삶은 가능한가? 시간여행이 주는 통찰

어바웃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아주 현실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 주인공 팀은 사소한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혹은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차례 과거로 돌아갑니다. 처음엔 여자친구 메리와의 첫 만남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나중에는 여동생 킷캣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시간여행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능력이 전능하지 않다는 점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팀은 시간의 흐름을 바꿀 수는 있지만,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여동생의 사고 이후 과거를 바꾸자 딸의 존재가 바뀌어버리는 에피소드입니다. 이는 인생의 선택에는 항상 ‘다른 가능성’이 함께 존재하며, 하나의 후회를 지우면 또 다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팀은 이 사건을 통해 어떤 후회는 감당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시간을 되돌리는 대신,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살아내는 방향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영화적 전개를 넘어, 우리 삶에 큰 메시지를 던집니다. 누구나 과거의 어떤 순간을 다시 돌아가 바꾸고 싶은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바웃타임은 그러한 바람이 결코 완벽한 삶을 보장하지 않으며, 때로는 그 후회를 품고 살아가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팀이 마지막으로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내고, 그마저도 영원히 놓아주는 장면은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임을 말해줍니다. 결국 영화는 후회를 지우는 삶이 아니라, 후회를 줄이기 위해 ‘지금’을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진짜 삶의 방식임을 조용히 말합니다. 관객은 팀의 성장과 선택을 통해, 후회는 나쁜 것이 아니라 변화의 계기일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어바웃타임은 그렇게 후회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한지를 묻기보다는, 후회조차 사랑할 수 있을 만큼의 성숙함을 지향합니다.

선택의 무게와 삶의 방향성

어바웃타임의 진정한 중심축은 ‘선택’에 있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능력은 실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더 복잡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동반합니다. 팀은 시간이라는 무기를 가지고도 인생의 갈림길에서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는 그 능력으로 인해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떠올리게 됩니다. 영화는 삶을 구성하는 모든 순간이 사실은 ‘선택의 연속’ 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누구와 사랑할 것인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가족을 지킬 것인가, 친구를 도울 것인가 등등. 팀이 메리와의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첫걸음입니다. 또한 그는 여동생의 인생을 위해 과거를 바꾸지만, 그 결과 딸의 존재가 사라지자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이때 그는 본격적으로 시간여행을 멈추기로 결심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을 다시 반복할 수 있지만, 그조차 포기하고 현재로 돌아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선택한 용기 있는 결정입니다. 팀은 과거에 머무르는 대신 현재를 살아가기로 하며, 이는 관객에게도 무거운 울림을 줍니다.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며, 그 책임이 때로는 더 큰 사랑, 더 깊은 후회, 그리고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준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영화는 모든 선택이 정답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선택 자체를 미루거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완벽한 순간만을 기다리다 보면, 우리는 진짜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팀이 경험한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갈림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라 선택을 마주하는 태도입니다. 어바웃타임은 그 태도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이야기합니다.